본문 바로가기

인턴쉽/친구들

[캄보디아 자원봉사] 5월 6일 서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으로 면접보러 가기

  나는 우연히 은정쌤이 추천해주신 캄보디아 해외봉사에 신청을 하고 이렇게 짧은 시간 만에 면접을 보러 갔다. 다행이도 서류 심사를 무사의 통과했나보다. 그런데 문제는 면접을 보러 서울에 혼자 가야만 하는 것이다. 바로 이틀 전에 캠프를 갔다 왔는데, 힘을 더욱 내야 되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5월 6일 미리 코레일 톡 어플로 끊어 놓은 ktx기차표가 들어 있는 내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쥐고 창원 중앙역으로 갔다.

 

 

   원래 우리 집에서 창원역은 걸어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지만 면접이 2시, 일찍 서울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9시쯤 기차를 타야 되는데, 창원역에는 찾을 수가 없어서 창원 중앙역으로 갔다. 그런데 창원 중앙역 근처 버스정류장에 우리 집 근처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난관에 부딪쳤다. 곰지쌤과 같이 방법을 생각하던 도중 은정쌤이 창원시청에 오면 역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하셨다.

 

  정말 다행이다. 나는 이른 아침에 버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할 일이 없어졌다. 그렇게 나는 8시 30분에 창원시청 근처에서 은정쌤 차를 타고 창원 중앙역에 도착했다. 시각을 보니 내가 예약했던 기차 시간 9시 40분에 비해 한참 남아 있었다. 그래서 잠시 쌤 차에서 지하철 타는 순서를 다시 훑어보고 차에 내려 선생님이 사주신 간식을 손에 쥐고 조금 더 기다렸다.

 

 

  은정쌤은 그렇게 돌아가셨고, 나는 9시 40분이 되어 도착한 ktx에 올라탔다. 처음 이 기차에 타서 조금 설레면서 한편으로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실수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였다. ktx를 올라 타보니 일반 무궁화나 새마을처럼 의자 있는 거에 간이 책상이 있다는 것 빼고는 달리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기차가 출발하면서 나는 확실히 알았다. 밖의 사물이 어느새 저 멀리 있는 것으로 보아 속도는 얼마나 빠르며, 심지어 나는 역순행을 타고 있는 것이다.

 

  역순행인 줄 알고 예약을 했지만, 이렇게 난감한 느낌일 줄은 몰랐다. 귀가 멍멍해서 자주 침을 삼켰고, 왠지 뒤로 가는 느낌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나름 이 역순행에 익숙해지고 있을 때 나는 공책을 꺼내 예상 질문을 적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 우리 센터의 소빛에 대한 이야기, 프로그램 이야기, 해외봉사 계기나 뭐 다행하게 적었는데 정작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밖을 보았다.

 

  지금 갑자기 준비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거 아니니깐 생각나는 그대로 말하자 마음먹고 밖을 보았더니 몇 분 안 되서, 벌써 미르피아~ 밀양에 도착하고 딱 한 시간 가까이 되니깐, 동 대구역에 멈췄다. ktx가 정말 빠르긴 빠르나 보다. 동대구를 지나고 딱 점심시간이 돼서 나는 미리 싸온 도시락을 꺼냈다. 정말 눈물겨운 다이어트 도시락이다. ㅠㅜ 그래도 열심히 풀들이라도 먹고 기운내자 하며 밥을 먹었다.

 

01234

 

  점심을 먹으면서 밖을 쳐다보았더니 기분이 색달랐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먹는 맛 또한 남달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점심을 다 먹고 화장실 들락 했더니 금세 서울역이다. 딱 3시간 가까이 이동한 것 같다. 두훅두후두둥 드디어 기차에 내려 서울역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은 개미떼처럼 바글바글하고 역은 얼마나 큰지 역 안에 롯데 아울렛도 있고 3대 패스트푸드점도 있다. 면접 끝나고 조금 놀다가 가야겠다.

 

  나는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을 한참동안 찾아 헤맸다. 설명이 들어있는 종이를 다시 한 번 보고 또 보았더니 지하철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나와 길이 같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오죽하면 에스컬레이터를 줄을 서서 가겠나. 아무튼 드디어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나는 4호선 지하철을 찾았고, 회현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정말 한 순간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도착했고, 바로 오는 5호선 청구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바로 다음 정거장 청구역에 내렸다.

 

 

  지하철을 막상 타보니 길이 좀 미로 같아도 타고 내리는 것은 버스보다 편하고 쉬웠다. 덜컹거리는 것도 없고, 빠르고 거의 1~2분단위로 역이 바뀌는 게 정말 신기했다. 온몸에 촌티 작렬이 느껴지는 순간 청구역 2번 출구로 나와 바로 앞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으로의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고 얼른 걸었다. 사실 기차 안에서 인터뷰도 하고 아마 면접시간이 앞당겨질 것 같다는 얘기에 더욱 분주해졌다.

 

  나는 1시 20분 정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니! 여기는! 하는 순간 나는 이곳이 수학여행 때 왔었던 곳이라는 걸 알아챘다. 조금 익숙한 복도를 지나 대기실에 앉았다. 나 말고 다른 면접자들도 미리 와 있었다. 다른 면접자들을 보니 순간 조금씩 떨리고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가져온 물을 조금씩 마시며 괜히 공책을 펼쳤다. 음..음.. 내가 1년 동안 센터에서 어떤 것을 해 왔지? 라고 천천히 생각하며 공책에 하나씩 적었다. 새록새록

 

  1년 동안 무엇을 했나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난감할 것 같아 미리 적어 보았다. 그렇게 적고 보니 나도 많으면서도 왠지 적게 1년 동안 무언가를 해왔구나 생각이 들었다. 뿌듯하면서도 너무 한 순간에 지나간 일들이라서 아쉽기도 했다. 그렇게 대기실에서 물병의 반을 마셨을 때쯤 1조 면접하러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 순서이다. 나는 공책을 가방에 넣고 뒤따라 면접실로 들어섰다. 순간 내 얼굴은 굳었다.

 

  그야말로 면접하는 분위기 그 자체였다. 나는 적어도 테이블에 도란도란 앉아서 부드러운 분위기에 차 홀짝마시며 수다하듯 이야기 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딱 세 개의 의자만 놓여 있고, 그 앞에는 3명의 심사위원이 계셨다. 나는 마지막 의자에 앉았고, 크게 숨을 3번 쉬었다. 설마 했지만 먼저 자기소개를 하도록 했다. 나는 내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 첫 글들을 생각하며 자기소개를 시작하였다.

 

012345

 

  면접의 질문은 해외봉사의 계기, 자신의 장점, 봉사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등등 다양했다. 예상이 갔던 질문들 외에 나를 당황하게 했던 질문들도 상당했다. 예상했던 질문들마저도 딱히 깊이 생각 안했는데, 해외봉사를 가는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물어 볼 때는 순간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았다. 말을 더듬었고, 목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이게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인지 머릿속 생각인지 구분이 안가는 순간이었다.

 

  짧고 굵은 면접이 끝나고 바로 인터뷰를 하였다. 이 인터뷰는 두드림 해밀 프로그램을 했던 청소년을 연구하기 위해 하는 인터뷰인데, 상당히 길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면접보다 더 어려웠다. 프로그램에 대한 내 생각을 넘어 감정까지 알려고 하시니 매 질문을 답할 때 마다 고민이었다. 그 이유는 아직 이 프로그램에 대한 확실한 생각이나 어떤 느낌인지 정확하지 않아서 였다.

 

  하지만 길고 긴 면접은 문화상품권 2만원을 손에 쥐는 순간 기쁨에 환호를 외쳤다. 이 상품권은 어버이날 유용하게 사용했다. 안 그래도 통장에 돈 빼기 걱정되었는데, 잘 되었다. 인터뷰를 하고 나서 나는 바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밖은 미지근해서 아직 내 얼굴의 열기를 잠재워 주지 못했고, 그렇게 짧게 서울 시내를 둘러보고 나는 청구역에 다시 갔다. 5호선을 타고 4호선을 타고 그렇게.. 다시 서울역에 도착했다.

 

 

  역시나 서울역에 일찍 도착해서 나는 기차 안에서 먹을 수 있는 저녁과 그냥 눈길이 가는 빵 하나를 샀다. 저녁은 근처 빵집에 파는 샐러드였고, 기차를 타서 내려가는 길에 있는 고구마빵을 하나 샀다. 그리고 출발시간보다 한참을 일찍 대기 중인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에 올라타 노래를 들으며 가방을 정리했다. 그리고 5시 5분에 기차는 다시 나의 집인 창원을 향해 움직였다.

 

 

  저녁으로 산 샐러드가 가는 내내 궁금해서 일찍 저녁을 먹게 되었다. 샐러드는 나의 다이어트를 위해 어렵게 찾은 저녁이었다. 내가 평소에 먹는 샐러드와 확연히 다르고 맛도 좋아서 기분 좋은 저녁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소스가 맛있고 고기와 치즈가 들어가 있어서 다시 서울에 와서 사 먹고 싶을 정도였다.

 

 

  저녁을 먹고 나른해져서 나는 바로 깊은 잠에 골아 떨어졌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잤어도 아직 창원역에 도착하기는 멀었다. 남은 시간에 노래도 듣고 미리 산 우유도 마시며 어느 정도 시간을 때웠더니 8시가 되서야 창원역에 도착했다. 정말 짧고 굵은 여정이었다. 창원역에 내려 나는 한결 마음을 놓고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지금은 면접에 합격에 되어 마음이 편하지만 이때만 해도 괜히 걱정되고 면접 때 실수라도 했나 다시 되 짚어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몸은 녹초가 되었고, 바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헤야할 일도 하고, 찍은 사진도 보고, 부모님한테 서울을 갔다 온 소감에 대해 줄줄이 읊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긴장한 나에게 잠이라는 포상을 주었다. 피곤한 상태에서 잠들기 전 합격할 수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잠에 들었다. 그렇게 바로 다음날 합격이 되고 축하를 받으며 나는 앞으로 있을 사전교육과 캄보디아 해외자원봉사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봉사라는 것에 빠질 수도 그 앞에 서서 고민하게 될 수도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