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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빛/캠프

[지리산 캠프 당일-3] 따뜻하고 싱그러운 봄을 가진 상림숲

 

 

  5월 3일 캠프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어제 늦게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3일 날 아침은 시리얼과 라면을 각자 알아서 먹도록 하였는데, 아침에 먹는 시원한 우유가 정말 맛있었다. 다들 비몽사몽 라면을 먹는 사람이 있으면 시리얼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시리얼을 2컵이나 먹고 얼른 씻었다. 원래 숙소를 나가야 하는 9시보다 1시간 지난 10시 때 나가도 된다 하여도 마지막 아침을 찍고 싶은 마음에 나는 순식간에 씻고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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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은 늘 맑은 가 보다 어제 저녁에 잠시 별을 보았는데, 남해 캠프 때의 쏟아질 듯 하는 별처럼 지리산도 하늘에서 별들이 수 만개 박혀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 동안 입을 벌리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았다. 낮이라고 달라질 건 없었다. 눈부신 아침 햇살이 너무나도 예뻐서 주위 사진을 찍어 얼른 남겨 두고 싶었다. 잠시 휴양림 근처를 산책하며 주변을 찍고 나는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늦게 일어난 사람들도 이미 밥을 다 먹고 짐을 싸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얼른 빠진 짐 없이 다 챙기고 내가 산책할 때부터 대기하고 있던 버스로 올라탔다. 그리고 몇 명은 선생님들을 도와 단체 짐들을 버스 트렁크로 옮겼다. 마지막 날이라서 괜히 더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짐을 드는 데 어깨가 축 떨어졌다. 단체 짐들까지 모두 옮기고 드디어 버스가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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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의 관광지는 상림이다. 함양 시내 근처에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상림은 나에겐 조금 익숙한 곳이지만, 워낙 넓어서 내가 모르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상림에 내려 우리는 슬금슬금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갔다. 작고 아담한 터널을 지나 상림 안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우리는 곳곳에 있는 옛날 한옥 식 건물이 보았고, 춘향전에 나올법한 줄이 긴 그네도 보였다. 특히 이 그네로 한 동안 재미있게 얘기하였다.

 

  또 상림의 유명한 연리목도 보고, 깊숙이 들어가 건너편 강이 보이는 곳까지 가서 잠시 쉬면서 놀았다. 잠시 꽃들이 길을 안내하는 길 가운데 서서 우리는 지연쌤이 사 오신 아이스크림을 받자마자 먹으며 다시 걸었다. 하지만 아쉽겠고 시간이 부족하여 더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기로 하였다. 우리는 들어갔던 길 반대편 길로 가였는데, 옆에는 연꽃뿌리가 잠들고 있는 진흙탕이 보였다. 저 속에 숨어 있는 연꽃이 문득 보고 싶어졌다.

 

  연꽃은 여름이었나? 9월인가? 그 시기에 핀다고 한다. 연꽃뿌리가 잠들고 있는 자리에는 연꽃의 종류가 다른지 각각의 종류에 대해 설명과 이름이 있었다. 만약 다시 온다면 연꽃이 피는 시기에 와서 한 번쯤 연꽃을 꼭 보고 싶다. 그래도 그 길에는 노란 꽃들과 물 위의 다리를 건너 있는 정자가 있었다. 어! 내가 몰랐던 곳이네 하면서 나는 그 정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바람도 좋고 기분이 편안해 지는 것 같았다.

 

 

 

  상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우리는 함양 군청 근처에 있는 연밭식육식당으로 갔다. 거기서 우리들은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나는 정말 기대를 하고 먹었다. 이곳에서 무려 3번이나 김치찌개를 먹는 것이라 질릴 것 같지만, 그만큼 맛있어서 다시 먹고 싶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치찌개가 얼른 조려지길 기다리며 국자를 휘적휘적 거렸다. 그때 옆에서 물이 끓어 넘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 김치찌개는 내가 답사 때 먹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어떤 건 국물이 많아 끓어 넘치고, 어떤 건 간이 오묘한 맛이 나서 나는 주인아주머니가 실수를 하셨나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 먹고 나간 자리에 김치찌개가 먹은 듯 만 듯 남은 곳도 있었다. 아쉬운 김치찌개 맛이 되었지만, 든든한 점심식사였다. 그렇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한 명 한 명씩 버스에 올라탔다. 이제 창원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된 것이다.

 

 

 

 

 

 

  든든하지 나는 나른해져서 1시간 정도 잠에 들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아 밖을 보고 있으니 함안휴게소에 버스가 섰다. 선생님들이 간식을 사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들 내려 먹고 싶은 간식을 골랐다. 흔히 휴게소에서 먹을 수 있는 핫도그, 핫바, 옥수수구이, 호두과자, 와플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고, 워낙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아서 나는 아주 고심 끝에 하나 골랐다.

 

  을 야금야금 먹으면서 버스에 탔고 버스는 오랜 시간동안 다시 창원을 향해 달렸다. 간식을 다 먹고 다시 2~30분 정도 잠을 잤다. 나는 차나 버스만 타면 잠이 유독 많이 오는 타입인가 보다. 잠에 깨서 밖을 보았더니 창원에 온 느낌이 들었다. 마산이 보여서 나는 더 이상 잠을 자려고 하지 않고 정신을 차린 후 곁에 있는 짐들을 확인했다. 그렇게 버스는 마산을 건너 창원대로를 시원하게 달리더니 어느새 늘푸른 전당 앞에 도착했다.

 

  는 늘푸른 전당 앞에서 우리를 환영해 주시는 센터에 남아 있던 선생님들을 보았고,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덩달아 인사를 했다. 버스가 센터 앞에 서면 우리는 지친 걸음으로 내렸다. 얼른 집에 들어가 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캠프 소감문을 쓰기 위해 동아리 실에 모였다. 나는 소감문을 쓸 종이를 부여잡고 지난 3일을 열심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는 내가 느꼈던 것을 솔직하게 적어 나갔다.

 

  고는 모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갔다. 나도 잠시 쉬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 캠프는 나에게 무언가 큰 인상을 주는 것이 없어 안타까웠다. 남해 캠프가 워낙 강렬하게 그런가 싶기도 했지만, 이번 캠프는 활동조에 비해 식사조가 하는 일이 많이 없었고, 일정도 단순해진 편이다. 그래도 2주 만에 급하게 준비 된 캠프라고 볼 땐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친해지는 캠프가 주제였던 이번 지리산 캠프에서 아직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이 또한 아쉽다.

 

소빛 캠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