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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쉽/친구들

[블로거 팸투어] 제 3탄 달콤한 홍시같은 임호마을

 

 

  용유담으로 한참을 걸어서 그런지 몸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로 고개 푹 숙여 잠을 잤다. 그렇게 자고 있는 사이 차들은 임호마을로 도착을 하였다. 임호마을은 내일 등산을 하게 될 화장산 아래에 있는 정이 많은 마을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하룻밤을 머물게 될 것인데, 한번 임호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 둘러보러 갔다.

 

 

  임호마을은 집집마다 귀여운 새를 단 안내판을 달아 둔다. 이 집은 누구누구의 집이며 이것이 특징입니다가 주 내용이다. 그 안내판을 계속 읽다보면 재미있고, 궁금해지고 즐거운 것이 마을이 오순도순하게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그렇게 호미를 닮은 임호마을 표지판을 지나 한 집 한 집 구경하러 다녔다.

 

 

 

 

 

 

 

 

  다 다녀보니깐, 집 마다 특색이 매우 다르다. 여러종류의 닭들을 키우는 집이나, 사람은 살지 않지만 옛날 집의 구조를 알게끔 해주는 집, 면장님의 아버님 집, 부녀회장님 집, 시골의 고유의 향을 내는 가마솥 아래 불을 지피고 계시는 할머니네의 집 등 다양하고 따뜻한 온기가 있는 집들이 있었다. 또한 역시 우리가 지내게 될 농가숙박 집도 보였다. 잠시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도배도 해 놓고, 아늑한 것이 좋아 보였다.

 

 

 

 

 

 

 

  갈수록 예쁜 집이 나오는 임호마을을 산책길을 따라 빙 둘러 보면 옛날에 물을 담아 썼던 샘이나, 화장산으로 가는 길, 정겨운 분위기를 주는 경치들이 보여 카메라로 연신 찍는 데 전혀 힘듬이 없었다. 그렇게 임호마을을 모두 둘러보고 드디어 저녁시간이 찾아왔다. 임호마을에 사시는 할머님들이 정성것 여러 가지 반찬을 차려주신 것인데, 평소에 아버지가 드시는 밥만큼의 양을 나는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평소에 밥을 잘 먹는 편은 아닌데, 워낙 많이 걷고 허기가 져서 허겁지겁 순식간에 먹었던 것 같다. 힘든 만큼 밥을 달개 먹어서 너무 좋았다. 저녁 후 선생님들이 모여 술잔을 펼치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데 너무 어려운 말들뿐이라서, 일찍 들어가 자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일찍 샤워를 하고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샤워기에 나오는 물이 온몸의 감각을 잃게 만들 정도로 차가워서 따뜻함은 배가 된 것 같다.

 

 

 

  따뜻한 이불속에서 노래를 들으면서 건호와 번호를 주고받은 것으로 잠시 문자를 하였다. 대충 잠자는 곳이 어떻고 주위가 어떻다는 이야기였는데, 문자를 통해 다음날 더 친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건호와 문자를 마치고, 노래를 들으면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늦게 들어오신 커피믹스님의 발소리에 음악을 끄고 바로 누워 깊은 잠에 빠졌다. 그 방 공기가 추워서 자는 내내 이불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 쫌 먹었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도 아닌 새벽에! 5시 30분쯤에 재정신을 차리고 얼굴과 이빨을 씻었다. 차가운 물이 잠을 깨게 해주었고, 나는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었다. 6시에 화장산으로 출발을 하는 것이다. 꼭 내가 해를 뜨는 사진을 찍어 우리 블로그를 반짝반짝하게 빛내줄 것 이다. 라는 마음을 가지고 밖을 나섰다. 하지만 곧 그 마음과 정신이 휙 미끄러지는 바람에 올라가는 내내 시련의 연속이었다.

 

  첫 시작은 전 날 가보았던 산책길이었다. 그 산책길을 따라 걷더니 임호마을 아래로 가는 길이 아닌 화장산으로 향하는 길로 걸어갔다. 첫 부터 오르막길이라 아이고 좀 힘드네 하는데 드디어 산 안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정체성 혼란으로 입에 지퍼를 올렸고, 속으로 분통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내 생에 첫 등산인데 내가 미치고서야 하겠다고 한 건지? 그냥 다시 내려가서 방안에 누워 있을까? 심지어 지금도 아 그때 고생하지 말고 방안에서 좀 쉴걸 그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의 4시간동안 등산을 했는데, 등산길이 워낙 미끄럽고, 무엇보다 돌들이 불규칙하게 있어서 발을 다치고 말았다. 눈이 풀리고, 터덜터덜 산을 올라가고 있을 때 어두웠던 주위가 갑자기 환해지더니 저 멀리서 따뜻하게 빛이 나는 해가 올라오는 것이다. 

 

 

 

 

 

 

 

 

  나는 온몸이 지치는 것이 다 풀어지고,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자동적으로 카메라를 들어 저 일렁이는 빛을 향해 계속 셔터를 눌렀다. 아직 정상에 오르진 않았었는데, 올라가는 데 힘을 주어서 매우 좋았다. 그 힘을 받고 좀 더 올라갔더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하였다. 내가 제일 늦게 도착했더니 우르르 몰러 와서 맞아 주셨다. 나는 끝까지 지키고 가져온 초콜릿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올라오고 있을 때 보았던 해돋이 보다 더욱 아름답고, 감동을 주었다. 처음으로 해돋이를 보고, 등산이 이렇게 좋은 부분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들 블로거 본능을 펼치며,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시고 있었다. 나도 카메라를 들고 해도 찍고, 그 해를 찍는 사람들도 찍었다. 그리고 재희언니와 같이 기분 좋은 점프 샷도 찍었다. 활기차 보이는 것이 사진을 받아서 보았더니 그때의 기분이 드는 것 같아 좋았다.

 

  그렇게 정상에서 오랫동안 풍경과 감동을 즐기고 아쉬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매우 모험 같았다. 김훤주 기자 선생님께서 내려올 때 운동화를 뒤로 찍으면서 내려오면 안 미끄러진다고 조언을 해주셨지만, 얼른 가서 이 지친 몸을 방바닥에 눕혀두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서서 무조건 앞만 보고 내려왔다.

 

  내려오는데 악! 내려오는데 악! 연신 미끄러져서 앞에서 가고 있던 재희언니와 건호가 난감했을 것이다. 중간에는 소리 지를 힘도 없어서 소리 없이 넘어지곤 했다. 등산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크고 작은 돌들이 많은 길에서 발을 다쳐버렸다. 그렇게 많이 아픈 건 아니었지만, 자칫하면 그게 다쳐서 내려오는 길에 엉엉 울고 있을 지도 모른다.

 

  드디어 산길을 나와 어느 정도 포장이 되어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 아 이제 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느긋하게 노래도 듣고 갈려고 했더니 빨리 준비하고 내려오라며 차안에 짐을 실고 계시는 거다. 음악을 뚝 끊고 얼른 올라가서 짐을 챙겼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우리 집보다 훨씬 커다란 TV를 켜 모든 방송이 나오는 지 틀어 보았다. 와 나오는 구나하면서 최근에 다시 시작하게 된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를 잠시 보았다.

 

  또 아침은 밖에 나가서 먹게 될 거라고 했지만, 싱크대 위에 있는 과일이나 등산하기 전에 만들어 두었던 누룽지탕 불린 것을 지나치지 못하고 조용한 유혹에 잠시 맛보았다. 다만 지금 아쉬운 것은 그 커다란 홍시를 맛보지 못했단 것이다. 아.... 먹고 올걸.. 아무튼 너무 늦겠다 싶어 얼른 짐을 챙기고 차가 있는 곳으로 얼른 뛰어갔다. 우릴 기다리고 있는 차로 재빠르게 올라탔다. 뭐 빠진 건 없나 가방을 다시 확인하고 차가 아침식사를 하는 식당에 도착할 때까지 지친 다리를 열심히 토닥거려줬다.

 

 

 

 

 

  잠시 뒤 아침식사를 하는 식당에 도착을 하고 자리에 앉아 아침 밥을 먹었다. 오늘도 역시 지쳐서 모든지 맛있었다. 특히 내 앞에 무수히 많은 전이 가장 맛있었는데, 밥과 같이 그것만 먹은 것 같다. 아침식사를 허겁지겁 기억도 안 나게 빠르게 먹는 뒤 잠시 커피를 마시며 근처에 있는 한 나무를 향해 갔다.

 

 

 

  그 나무는 구송이라고 가지가 9갈래인 나무이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 358호로 지정되어 관심이 많은데, 구송이라는 것은 가지가 밑에서 끝까지 9갈래로 나뉘어 자란 것이다. 참 함양에는 신기한 나무들이 많은 것 같다. 이 나무도 9갈래라도 하지만 모습이 굉장히 멋있고 아름다웠다. 그렇게 구송을 보고 다시 차를 타고 상림이란 곳으로 갔다.

 

  상림은 최치원이 함양 태수로 있었을 때 홍수를 막기 위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이다. 지금의 상림은 최치원과 나머지 함양에 좋은 업적 나쁜 업적을 새긴 사람들을 기리는 비들이 있다. 다음 글에서 상림에 대해 쓸 것 생각하니 좋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다. 상림은 굉장하게 많은 것들이 담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상림에서 가장 많이 필기를 했지만, 많이 알고 온 것 같지는 않다. 더 많은 것들이 있을 텐데, 그래서 다음에 다시 한 번 상림에 가게 된다면, 더 많이 알고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