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청소년 탐방대 활동을 하고 있는 저는 총 세 번의 탐방 결과물로 ‘알게 된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첨가한 글’을 쓰는 것이 의무입니다. 탐방을 한 번 할 때마다 A4용지 한 장의 글을 써야 되는데, 저 같은 경우 탐방 활동을 인턴쉽과 연계해서 다른 탐방대 친구들보다 더 많은 글을 써야 합니다. 때문에 최소 15개의 글을 써야 했고, 그 15개가 모두 유익한 글이 되기 위해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고민한 결과 탐방 후기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이 활동의 본래 취지와는 무관하게 제 스스로 원하던 목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제가 탐방한 곳을 알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간 곳은 이름 있는 문화재가 아니라서 관리도 소홀하고, 일반인들의 관심도 적은 편입니다. 얼마나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가 부족했으면 문화재에 거미줄이 있는 것이 당연하듯 보일까요. 대부분 다시 재건한 문화재들이지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제 글을 통해 관심을 갖고 한 번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탐방 후기는 의무적으로 쓴 글과는 다른 방식으로 제가 탐방한 곳을 소개할 것입니다.
글 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소 별로 나누어서 그림과 함께 설명합니다. 제가 원하면 저의 의견이나 잡다한 내용도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 첫 탐방지 합천편 그 첫 번째를 시작합니다.
1. 보호수
합천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본 것은 고고함이 묻어나는 나무였습니다. 단번에 나이가 꽤 있는 나무일 거란 생각이 들었죠. 실제로 이 나무는 느티나무로 45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보호수라고 하니 어떤 의미의 나무인지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이라 지금 시작하는 건가? 아닌가? 마음이 다잡아지지 않아서 보호수 앞에서 저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혼란스러웠는데 보호수에 대한 설명이 있는 비석에 ‘삼가면 외토리’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 보호수 아래 판자에 앉아 근처 지나가는 남명 조식 외가 후손이라는 분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지분이니 남명 조식이라는 인물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넷 검색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남명의 탄생’이라는 글을 생각해냈으니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 조식 가문과 관련된 인물 생가와 쌍비.
보호수를 기준으로 왼쪽 길을 계속 걷다보면 집과 두 개의 비석이 보입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설명은 굉장히 복잡합니다. 일단 두 개의 비석을 합천 외토리 쌍비라고 부르는데, 왼쪽 비석은 고려시대의 비석으로 그 가치가 상당합니다. 주인의 남명 조식의 5대위 이온이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오른쪽 비석은 풍화로 글씨가 거의 마모되어 백비라고 불리는데, 숙종 시대의 비석이며, 주인은 이수라는 인물입니다. 두 비석 모두 효행을 기리는 비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이를 이해하는데 힘들었던 부분은 왜 오른쪽 비석이 덜 오래된 것인데도 마모가 되었냐는 것입니다. 풍화로 글씨가 마모된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라는 조건이 부가적으로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오른쪽 비석이 원래 다른 곳에 있었을 때 풍화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옆에 있는 집은 남명 조식의 5대위 그러니깐 쌍비의 왼쪽 비석의 주인 이온의 7대 아래 둘째아들의 집입니다. 참고로 곽재우와 의병활동을 같이 했다는 그 삼형제의 둘째라고 하더군요. 이 문화재에 대해선 남명 조식과 관련된 부분이 돌아본 다른 문화재에 비해 적어서 관심이 덜하긴 하지만 출처를 찾는데 남명 조식의 족보를 타고 올라간 것이 의외로 재밌었습니다.
3. 남명 조식의 생가.
남명 조식의 생가는 일반 집들 사이를 걷다보면 아주 깊숙한 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새마을 운동 때문에 허물었다가 역사적 가치를 생각해서 다시 재건했다고 하는데 관리가 아주 엉망이었습니다. 재건도 썩 잘한 걸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당엔 잡초나 이름 모를 풀들이 무작위로 자라고 있었는데, 이것도 가꾸어야할 듯싶었습니다.
생가로 가는 길은 꽃도 보고 개구리도 보며 즐거웠는데, 목적인 생가는 뭐랄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하다만 문화재 재건이 남명 조식의 생가 말고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니 차라니 건물 말고 이곳에 남명 조식의 생가가 있었다. 라고 생각하고 대강 의미만 알고 가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탐방 후기 합천편 첫 번째 끝. 합천편 두 번째는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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