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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빛/회의

(4/18) 캠프는 먹기 위해 간다? - 캠프 식단표짜기 그 외

 

 

  새로운 소빛 두 번째 회의이다. 오늘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분 한 명이 더 온 가운데, 캠프 식사와 활동에 대하여 회의를 하였다. 여러 가지로 머리가 뻐근해지고, 급기야 정신이 해탈되는 지경까지 모두들 이르렀을 것이다. 그 만큼 골머리를 앓았던 회의였다. 그래도 뭔가 하나씩 되어가는 과정을 보니 급하게 하는 이 캠프 준비도 그렇게 불가능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는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2~30분 정도 늦게 회의에 들어섰다. 앞으로 조심하도록 다짐하며 회의 분위기를 눈치 것 살펴갔다. 먹고 싶은 식사에 대해 몇 개 나열한 것을 보니 식사에 대해 회의 중이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유독 부대찌개가 눈에 들어 왔다. 부대찌개가 일명 잡탕이니 쉬울 것 같아서 그랬을까. 부대찌개라면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식사를 정하기에 앞서 먼저 식사조와 활동조를 나눈 다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단 식사나 활동의 일정 같은 것에 대해선 모두의 의견을 내야 된다 하였다. 이에 따라 식사조와 활동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설거지까지 자신들이 담당해야 하는 식사조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적었다. 설거지 그게 뭐 그리 어렵냐고 하겠지만, 이번에는 캠프를 가는 수가 더욱 많으니 양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고, 캠프 당일 일정에 지쳐 있을 때 설거지하는 기분이란.. 그야말로 이마에 내 천자 흐르게 하는 ‘귀찮은 일’이다.

  그래도 혜인쌤이 어떻게든 식사조와 활동조를 균형 있게 맞추기 위해 어떻게는 식사조로 구겨 넣었다. 나는 작년 남해캠프 때 활동조를 해 보았기 때문인지, 아님 나도 요리하는 여자가 되고 싶은 바보 같은 마음 때문인지, 식사조에 자진해서 들어갔다. 요즘 가끔씩 요리를 하는 데 하고는 싶어도 그다지 자신감은 없다. 내가 만든 요리와 엄마가 만든 요리의 차이는 나를 좌절감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사조 : 영태 소정 동욱 태섭 은희 해원 성보
활동조 : 나라 진환 가희 준영 토끼 호영 성보 용석

  으로 결정이 되고 다음으로 식사에 대해 회의를 하였다. 콩알 만 한 자신감으로 무조건 쉬운 음식만을 생각해 보았다.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음식들을 이야기 하였다. 부대찌개, 샌드위치, 비빔국수, 김치볶음밥, 어묵탕, 제육볶음, 카레라이스, 짜장밥, 계란말이, 김치전, 소시지, 비엔나, 떡볶이, 닭볶음탕 등 이 이상의 많은 음식들을 더 이야기 해 봤자 모두 기름지거나 아침에 먹긴 거북한 음식들이라 조정에 들어갔다.

  일단 캠프 때 우리가 직접 준비해야 할 식사들은 첫째 날 저녁, 둘째 날 아침, 점심, 셋째 날 아침이다. 첫째 날 점심은 가는 도중 먹게 되고, 둘째 날 저녁은 고기파티이다. 즉 4개의 식사를 준비해야 되는데, 유독 영태오빠가 요리를 잘한다고 한다. 영태오빠가 어머니에게 닭볶음탕 하는 법을 배워서 잘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는데, 어찌되었든 내게 어려운 걸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다고 하면 나야 좋으니 첫째 날 저녁으로 닭볶음탕을 만들었다.

  그리고 둘째 날 아침은 김치볶음밥??... 이라고 외쳤다가 다시 도로 집어넣었다. 아침에 김치볶음밥이라.. 먹는 사람이야 물론 있겠지만, 거북한 사람들이 다소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밥, 소시지(비엔나), 어묵탕, 김치, 김으로 하게 되었다. 특별할 것 없는 간단한 식사이다. 오히려 이게 좋을 지도 모른다. 특히 아침에는..

  다음 둘째 날 점심에 김치볶음밥을 하기로 했는데, 볶음밥만 먹기 그러니 아침에 어묵탕을 많이 해서 점심 때 다시 끓어 먹기로 하였다. 지난 캠프 때 김치찌개가 너무 많이 남은 걸 생각하니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저녁을 삽겹살 즉 고기파티를 할 생각인데, 이때는 식사조나 활동조나 모두가 거드는 걸로 하였다. 다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야식은 역시나 라면으로 되었다. 빨리 만들고 후딱 치울 수 있는데 제격인 음식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날 아침은 안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늦잠을 자서 못 먹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으로 보아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라면이나 씨리얼을 식사로 하였다. 나는 매우 좋았다. 알아서들 먹을 거니깐 식사조가 한 결 편할 것 아닌가. 아침에 라면을 먹는 꼴은 우습겠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씨리얼로 확정을 했으니, 맛있고 모두에 입에 맞는 씨리얼과 우유를 하면 되는 것이다.

  모두들 머리를 쥐어짜며 겨우 식단표를 완성했다. 여기저기 허술해 보이고 뭔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조금 아쉬움도 들었다. 다음으로 활동에 대해 회의를 하였다. 활동 즉 게임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라기 보단 남해캠프 때는 무엇을 했었는지에 중점을 둔 채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담력훈련, 보물찾기, 사진 장소 찾기 등이 나왔고, 이번에는 활동조와 참여를 높여 더 재미있고, 순조롭게 잘 진행되는 게임을 짜겠다고 하였다.


  일정은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둘째 날 물놀이가 있는데, 춥지 않고 시원하게 놀았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답사와 장보러 가는 날에 대해 회의를 하였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각각의 날짜와 답사에 가는 사람만 정했다. 답사는 4월 22일에 은정쌤, 혜인쌤, 나, 진환오빠가 가게 되었다. 장보러 갈 날은 바로 1주일 후 4월 29일에 가기로 하였다. 이번 답사 때는 멀미 안하게 미리 준비들 해 두어야 겠다.

  그리고 다음 회의를 4월 23일 다음 주 화요일에 하기로 하고, 이때는 식사조와 활동조로 나누어서 하기로 하였다. 아마 회의 때 식사조는 식자 재료와 식사조안에서도 다시 조를 나우는 등의 회의를 할 것이고, 활동조에서는 일정에 따라 활동에 필요한 준비물과 활동계획 방식에 대해 회의를 할 것이다. 점차 되어 가고 있는데도 왠지 마음이 급해진다. 그 이유는 아마 급하게 다가오고 있는 캠프 날짜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 회의 때 보다 한층 더 많은 것과 더 넓은 것을 회의했다. 이 많은 사람들과 수학여행이 아닌 캠프를 간다는 것이 매우 설렌다. 다음 회의 때는 답사 때 사진들을 많이 보여주면서 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회의를 했으면 싶다. 두 시간 동안 집중력이 바닥날 때까지 열심히 회의를 한 것에 대해 지친 마음도 들지만 뿌듯함도 든다.